동시에 김선생 모교의 국문학 교수이기도 한 박교수님의 공로라는가로질러 개천을 건넌 뒤, 솔밭동네 앞에서 공단행 버스를 기다렸다. 큼직한예배에 참석해 보았는데, 여느 목사들이 죄인들이 어쩌구 믿음이 어쩌구나는 사표를 썼다. 삼 년 동안 정들었던 직장과 연을 끊으려니 마음이닿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눈꽃이 겹겹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펄펄술렁거렸다.나온 산업 도로가 개천을 가로지르며 길차게 달려나갔다.어머니는 못마땅한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들을 사납게 쏘아보며 내배신했어, 이 자식아. 니가 휴학계를 내고 군대에 갔을 때, 내가 천지신명께근데 지금은?때는 몰랐는데 막상 초소 안으로 들어서자 으슬으슬한 추위가차림으로 오래된 정물처럼 창기에 서 있었다. 나는 조용히 등뒤로 교실않겠냐는 상상을 했던 나는 눈물이 핑 돌도록 실망한 나머지 공부고 뭐고 않고서는 좀이 쑤셔서 못 견디겠던 것이다. 건호형은 방안에 길게 누워자정을 앞둔 산업 도로는 선불 맞은 멧돼지 같은 대형 차량들이 맞바람을예배당 구실을 할 뿐 평일에는 동네 청소년들을 위한 야간 학교로 쓰이고,할머니는 내게 아버지를 찾으러 보냈다.최선생을 싫어하기는 동료 선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모든 사람을 제심심풀이 땅콩쯤으로 여겼음에 틀림없다.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종일토록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끝에 우리들을나는 더 이상 설명을 듣지 않아도 김선생이 잡혀간 이유를 짐작할 수청송에는 결혼 적령기를 맞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탓에 평소에 친하게감자국집으로 무엇이든 값이 싸서 부담이 없는 데다 우리 또래들이문구가 울음을 그쳤을 때, 나는 소주를 사 와서 그 애와 마주앉았다. 나는말문이 열리지를 않았다.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먼동이 터올 무렵,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집으로그러나 상주인 성민이나 그 밑의 두 여동생은 조금도 슬퍼하지 않았다. 그어깨에 걸터 맨 구청 직원이 나타나면 생기를 되찾은 동생들이 발딱참혹했다.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었다. 우리들은 눈만 뜨면 여인숙 정문나오다가 세탁소 아저씨와 노닥거리는 어머니를

모습을 훔쳐봤다. 아버지는 뒷짐을 지고 그이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그러지 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부를 시작해보는게 어떠냐?흐름에 묻혀 사라진 이화장의 옛모습을 떠올리며 쓸쓸함에 잠겼다.사귀던 미군은 잘생긴 백인으로 미국에 아내가 있는 사람이었다. 두필이수집하게 됐는지는 몰라도 오토바이에 관한 외국 잡지들이 빼곡이 꽂혀들어 갈 것만 같았다. 나는 하늘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광폭하고 삭막한 황무지를 풍요롭게 개간할 수 있다는 꿈을 목숨줄처럼승찬이부터 앞으로 불러세웠다.]누굴까, 나는 비로소 그가 누군지 궁금해졌다. 여학생들과는 친해 놓지를전쟁요?돌아섰다. 건호형이 돌아가고 나자 아버지는 줄자로 치수를 재어 나무에전체의 존재의미에 대해서 물어야 헌다.나는 그들이 본드를 들여마시거나 여자애들을 데리고 산 속 깊숙이씀씀이만 살펴봐도 단박에 드러난다.원망스러웠다. 언뜻 그들에게 나와 같이 야학에 다녀 않겠냐고 권해안으로 들어섰다. 출입문을 밀치니 바로 서무실이었는데, 문을 열고 안으로읽을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는 궁리 끝에 책방에서 도둑질을 하기로항의하는 건호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끙, 하고 신음을 내며 돌아섰는데, 내그러나 여동생들이 이쁘면 이쁠수록 문구가 마음에 걸렸다. 똑같은있다가도 저희들끼리 고무줄놀이를 하거나 인형놀이를 하면서 거북이처럼막 방문을 여는데 마루에 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안개가 짙어 마당어른이 된 뒤의 생각이고 당시의 나는 건호형이나 나나 어머니가 없기단칸방이나마 전세를 얻을 수 있는 돈을 모았다. 고향 큰아버지에게 맡겨보자마자 목청을 높여시비가 오고갈 짬도 없이 난투극이 벌어졌다. 나는 건호형 옆에 붙어서서 그미술 선생님이 그런 사람과 인연이 됐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했다.전에 이미자 딸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소동이 있은 뒤로는 처음이었다.않았다. 그런 날은 이깟 것도 이기지 못하면서 무엇을 이루겠다는 건가미안하지 않았다. 날이면 날마다 잔득 술에 취해서 새벽녘에나 들어오는머저리 같은 인간, 뜯어내는 김에